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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크루즈 여행 안내

푸얼럽 2013. 11. 19. 10:18

크루즈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일반적으로 두가지 이미지가 떠오를 것 같다. 우리나라 한강이나 바닷가 관광지에서 항구 근처를 1~2시간 정도 한바퀴 도는 유람선에 '크루즈'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도 있을테고, "타이타닉" 같이 1주일 이상을 먼 바다를 항해하는 호화 크루즈를 떠올릴 수도 있을테다.

이 포스트에서는 후자의 경우, 즉 최소 2박 정도 혹은 그 이상을 먼바다로 항해는, 대형 크루즈선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대형 크루즈는 일단 크기부터가 다른 여객선에 비해 매우 크다. 크루즈 중에 작은 크기라 하더라도 거의 10층 이상의 층수에 1~2천 명의 승객, 이 승객들을 위해 일하는 500명 이상의 직원들이 탑승하는, 한마디로 움직이는 아파트 한 동 정도의 크기라고 할 수 있다. 규모가 더 큰 크루즈는 2700개의 객실에 5500명의 승객과 2300명의 직원이 탑승하는 크루즈선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크루즈에 대한 인식이 말그대로 '호화' 스러워서, '그거 엄청나게 비싸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무진장 비싼 상품들도 많지만, 점점 크루즈 여행이 대중화 되면서 요즘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운항하는 상품들도 많이 생겼다.

한국에서도 최근에 부산항에 중국 크루즈가 정박한다는 소식도 들리고, 또 저렴한 가격으로 크루즈를 운항하는 회사도 생겼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호주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크루즈를 이용해 볼 수 있다.

크루즈 가격은 크루즈 운항 업체와 운항 루트, 그리고 객실 등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최고급 운항사에서 운영하는 60일 이상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등등 몇 개의 대륙을 찍으면서 거의 세계 일주를 하는 정도의 크루즈라면, 최고등급 객실에 일인당 수천만원 이상이 드는 경우도 있다. 재벌 2세라면 모를까, 우리같은 평범한 시민들에게 이런 크루즈는 그야말로 꿈에 가까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 짧은 거리에 훨씬 합리적인 가격으로 크루즈를 운항하는 경제적인 운항사들도 많이 있다. 짧게는 2박 3일동안 멜번-시드니 정도만 운행하는 경우도 있고, 3박 4일동안 다른 항구에 정박하지 않고 그냥 바다위에만 머무르다 돌아오는 크루즈도 있다. 이런 크루즈는 1인당 30~60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탈 수 있으니, 크루즈를 '경험'하는 정도라면 굳이 수천만원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탑승이 가능하다.

크루즈 여행을 생각할 때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고려해보도록 하자.

1. 크루즈 가격에는 먹고 자고 노는 모든 가격이 포함되어 있다

가령 시드니~뉴칼레도니아 9박 10일 크루즈를 일인당 $1000에 구매한 경우, 이 가격에는 객실(Stateroom)에서 잠자는것 뿐만 아니라, 기본 식당에서의 하루 3끼 식사도 모두 포함이므로, 추가 요금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크루즈 내의 수영장 같은 여러가지 시설들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알콜류를 주문하거나, 일부 고급 식당, 마사지나 스파 등의 추가 서비스, 그리고 정박하는 도시에서 사용하는 비용은 추가로 부담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런건 모두 선택적인 부분이고, 기본적으로 포함된 무료 식당 중에도 부페식, 정찬식(양복입고 칼로 스테이크 써는 레스토랑), 바베큐식 등 여러 식당들에서 자기 입맛대로 골라먹을수 있으니,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면 굳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다른 식당을 갈 필요는 없다.

이런 모든걸 고려해서 크루즈의 1박당 가격을 생각해보면 결코 비싸다고만 볼 수 없다. 크루즈 비용으로 보통 1인당 하루 100불 전후를 지불하게 되는데, 먹고 자고 즐기는데 이정도 비용이면 거의 시드니 같은 도시를 여행하는 비용과 비슷해진다. 가령 호주에서 아무리 싸게 여행한다 해도 하루에 호스텔 40불 + 식사 30불 + 기타 잡비 10불 = 80불 정도는 든다.

거기에다 뉴칼레도니아나 피지 같은 남태평양의 꿈의(?) 섬들을 가볼수 있으니 이 얼마나 경제적인가!

참고로 크루즈 내 추가요금으로는, P&O 기준 대략 맥주한잔 5~10불 내외, 칵테일 10불 내외, 유료 식당 2~30불 정도, 카페 커피 2~3불, 정박하는 항구에서의 투어 30~150불 정도를 부과한다. 항구에서 정박할 때에는 굳이 크루즈 회사에서 제공하는 투어를 이용하지 않고 그냥 자기 혼자 돌아다녀도 상관없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크루즈 중간에 정박하는 항구들에서는 대부분 아침 일찍 도착해서 저녁쯤에 다시 출항하는 일정이므로, 아무리 길어도 낮 시간동안 8~12시간 정도만 머무른다. 아주 가끔 2일 이상을 머무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한 곳에서 진득하니 오래 머무르고 싶다면 크루즈 여행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2. 크루즈 가격은 천차만별 - 비교 필수

같은 운항사에서 동일한 항로로 운항하는 크루즈라고 하더라도 운항시기, 티켓 구입시기, 구입 대리점에 따라 크루즈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호주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는 12월말~1월초가 여름 성수기라 그 때 운항하는 크루즈는 다른 시기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다. 크리스마스때는 비수기의 2~3배 정도도로 가격이 올라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일찍 마감된다. 

또한 일반적으로는 일찍 살수록 할인이 많이 되는데, 어쩌다가 Last minute으로 올라오는게 더 쌀 때도 있다. 승객이 차든 안차든 정해진 날짜, 시간에 운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출발 직전까지 승객이 안차면 가격을 싸게 해서라도 가능한한 많은 승객을 채울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 100% 채운다고...) 하지만 Last minute은 아무래도 아슬아슬하니까, 크루즈를 타고싶은 생각이 있다면 미리미리 가격을 주기적으로 체크해서 예매하는게 좋다. 빨리 산다고 무조건 싼것도 아니기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가격 추이를 지켜보다가, 가격이 싸다고 생각될때 예약하도록 하자. 

특히 온보드 크레딧 (On board credit) 프로모션이 있다면 그 때 구매하는 것도 괜찮다. 온보드 크레딧은 크루즈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으로, 앞서 말했던 여러가지 고급레스토랑, 주류구매, 추가 투어 등등의 추가 서비스를 구매할 때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크레딧이다. 크루즈까지 탔는데 수영장 벤치에 앉아서 칵테일 한두잔은 할것이기에, 개인적으로는 30불 싸게 티켓을 사는거보다 200불 보너스 크레딧을 받는게 더 나은거 같다.

또한 티켓을 판매하는 대리점에 따라 가격이나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여러 대리점을 비교해보는게 좋다. 대리점에 따라 더 많은 보너스 크레딧을 준다거나 가격 할인을 더 해주는 경우가 있으니, 가격과 크레딧, 보증금 등의 조건들을 비교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방 여러개를 단체로 예약할 때는 인터넷에서 바로 예약하지 말고, 직접 대리점 직원에게 전화로 연락해서 어느정도 딜을 하는것도 가능하다. 


3. 객실을 고를 때 팁

크루즈에는 매우 다양한 객실 타입이 존재한다. 비슷한 등급의 객실이라도 객실이 위치한 층, 엘리베이터에서의 거리, 방 위치 등등에 따라 가격이 세부적으로 달라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티켓을 구매할 때 내가 머무를 객실을 바로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객실을 선택할 때 크루즈의 Deck plan을 보고 선택한 방의 위층과 아래층을 확인하는것이 필수이다. 방 주변에 클럽이나 바가 있으면 밤늦게까지 시끄러울 가능성이 높고, 주방이 있으면 새벽에 음식 준비하는 소음이 들릴수도 있다.

만약에 객실을 굳이 선택하지 않고, 좀 더 저렴한 여행을 바란다면 Guaranteed room 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 옵션은 특정 객실을 미리 선택하는게 아니라, 객실 등급만을 정해 놓고, 실제 객실은 크루즈 출발 직전에 운항사에서 임의로 배정해주는 옵션이다. 내가 선택한 객실 등급은 보장이 되지만, 운이 나쁘면 앞서 말한 시끄러운 방으로 배정될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객실 상황에 따라) 더 높은 등급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도 있다. 복불복. 그대신 가격이 더 저렴하기때문에, 짧은 운항에 특별히 원하는 객실이 없다면 괜찮은 선택이다.


4. 호주에서 운행하는 대표적인 운항사

<P&O>

  • 호주의 대표적인 저가 크루즈 운항사. 3대의 크루즈로 2주 이내의 다양한 루트를 운영중이다.
  • 4박 일정에 600불 전후. 4박이면 바다위에서만 머물다가 출발한 항구로 다시 되돌아오거나, 브리즈번-시드니 정도의 짧은 구간으로 편도 운행하는 일정이다.
  • 7~9박 일정에 800~1000불 정도. 호주 동쪽 해안을 따라 몇 개의 도시를 찍거나, 아니면 아예 좀 멀리 나가서 남태평양 섬 3~4군데를 찍고 온다. (뉴칼레도니아, 피지 등)
  • 14박 일정에 1500불 전후. 시드니나 브리즈번을 출발해서 뉴질랜드를 한바퀴 도는 일정. 뉴질랜드를 크루즈로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게 장점이지만, 비행기로 가는것과 비교하면 역시 좀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Carnival>

  • P&O와 비슷한 가격대에, 비슷한 항로로 운행한다. 세계 최대 크루즈 회사라는데, 호주에서는 몇년전부터 크루즈 1~2척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로얄캐리비안>

  • P&O나 Carnival보다 좀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된다. 역시 세계적인 운항사이며 가격이 더 비싼 만큼 서비스나 크루즈의 시설이 좀 더 좋을 듯 하다.

<Princess>

  • 위의 운항사들에 비해 일반적으로 더 비싸고, 루트도 더 긴 루트를 운행하며, '팁'을 별도로 부과한다. 크루즈내 추가 서비스의 경우 호주 달러가 아닌 미국달러로 결제해야 해서 비용이 좀 더 든다.
이 외에도 셀레브리티, 쿤라드 등등 많은 국제 크루즈사가 운항을 하지만, 가격도 더 비싸고 일정도 긴 경우가 많아서 호주에서 굳이 이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호주로 10일 이상의 여행이나 워킹홀리데이를 온다면, 또는 호주에 살고 있다면, 4~10일 정도 짬을 내서 크루즈를 한 번 경험해 보는게 어떨까. 시드니를 여행하는 경비에 조금만 더 보태면, 하루 3끼를 뷔페나 정찬으로 먹으며, 꼭대기층 수영장에서 내리쬐는 태양 아래 선텐을 즐기며, 칵테일 한잔의 여유와 함께, 뉴칼레도니아나 피지를 여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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