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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편의점 이용

푸얼럽 2016. 9. 25. 16:01

밤 12시, 배도 약간 출출하고 맥주도 좀 땡기고 하면 집앞 편의점을 찾는다. 편의점에는 맥주도 있고 먹을거리도 가득한데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은데다 맛도 그럭저럭. 한국에서는 시골이라도 아파트 단지 근처면 어디에서나 편의점 하나쯤 쉽게 찾을 수 있고,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편의점 도시락이 인기 메뉴가 되어서 혜자도시락 백종원도시락 등등 한 끼 식사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판매한다.

호주에서는? 물론 편의점이 있다. 가장 유명한 체인은 세븐일레븐이고, 한국처럼 24시간 오픈에 간단한 먹거리도 판매하며, 세븐일레븐은 $1 커피가 유명하다. 시내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에서처럼 자주 이용하게 되지도 않는다. 호주에 있는 편의점의 특징들을 살펴보자.

1. 가격이 비싸다

한국에서도 편의점 가격이 할인마트 가격보다 비싸긴 하지만, 그 차이가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호주에서는? 어쩔때는 2배 이상 가격차이가 나기도 한다. 울워스 같은 슈퍼마켓에서 50% 할인 프로모션으로 $1.5에 살 수 있는 도리토스 나초의 경우, 완전하게 동일한 제품을 세븐일레븐에서는 $4~$5 정도에 판다. 슈퍼마켓에서 할인 프로모션으로 $1.5에 살 수 있는 펩시콜라 1.5리터도 세븐일레븐에서는 $3~$4를 줘야한다. 수퍼마켓에서는 저런 할인 프로모션을 2~3주에 한번씩은 꼭 하는데, 가령 이번주에는 펩시 할인, 다음주에는 코카콜라 할인 이런식으로 매주 다른 브랜드를 세일하지만 거의 항상 세일제품을 볼 수 있다. 수퍼마켓의 세일 안한 가격으로 따져도 20~30%는 더 비싸게 받으며, 세일가격으로 따지면 2~3배 정도 비싸다. 그러므로 음료수 같은건 식당에서 파는 음료수 가격이랑 크게 차이가 안나기에 굳이 편의점을 들러 음료수를 사마실 필요가 없다.

2. 간편 음식은 그냥 식당으로 가는게 낫다.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도시락, 삼각김밥 같은 간편음식을 판매하는것 처럼, 호주 편의점에서는 샌드위치, 스시 (김밥), 도넛, 샐러드 같은 음식들을 판매한다. 그런데 이런 편의점 음식들의 가격이 전혀 저렴하지 않다. 편의점 옆에 있는 스시집에 가면 비슷한 가격에 훨씬 좋은 퀄리티의 스시를 살 수 있고, 그 옆에 있는 샌드위치 가게에서는 조금 비싸긴 하지만 훨씬 알찬 샌드위치를 살 수 있다. 한국 편의점에서는 식당 음식에 비해 퀄리티는 좀 떨어지더라도 그만큼 착한 가격의 음식을 살 수 있지만, 호주에서는 가격의 메리트 없이 그냥 냉장고에 들어있는 차가운 음식을 사는 셈이 된다. 그러므로 식당이 오픈한 시간이라면 그냥 식당에 가서 스시던 샌드위치던 사먹는게 훨씬 낫다. 다만 밤 늦은 시간 다른 식당들이 다 문을 닫아서 다른 옵션이 없다면, 그나마 세븐일레븐 샌드위치가 먹을만 하니까 샌드위치 사먹자.

참고로 편의점 뿐만 아니라 울워스같은 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조리 식품도 가격이 비싸긴 마찬가지다. 이는 호주의 인건비와 시장 크기에서부터 발생하는 차이점으로 생각되는데, 호주는 인건비가 워낙 높다보니 뭐든 사람 손이 한 번 거칠때 마다 가격이 확확 뛰어오른다. 슈퍼에서 파는 야채나 고기, 과일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싼 경우도 많지만, 그게 공정을 하나씩 지날때마다 가격이 쑥쑥 오르고, 특히 사람손에 많이 들어가는 조리 식품들 (샌드위치, 수프, 스시 등등)은 수퍼 가격과 음식점 가격이 큰 차이가 안난다. 조리식품의 시장크기도 크지 않아서 대부분 집근처 식당에서 포장해서 사먹지 굳이 수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조리된 음식을 사먹지는 않는다.

3. 편의점 안에서 조리 및 음식 섭취가 안된다.

우리나라 편의점엔 어디에나 뜨거운 물과 전자레인지가 구비되어 있어서 편의점에서 구매한 라면이나 간편 음식을 데워 먹을수 있지만, 호주에는 그런거 없다. 오로지 판매만 한다. 샌드위치나 스시는 냉장고에 있는거 사서 그대로 차가운 상태로 먹어야 하고, 혹시 컵라면을 파는 편의점이라 해도 뜨거운물은 '부탁하면' 커피 머신에서 어떻게 구할 수 있겠지만 일회용 젓가락이나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 안해주기때문에 그자리에서 먹기는 불편하다. 편의점은 그냥 판매만 하는 장소로 생각하면 된다.

4. 주류는 판매하지 않는다.

편의점이던 동네 수퍼건 음식점이건 거의 아무데서나 쉽게 술을 구입할 수 있는 한국과 달리, 호주는 주류 판매에 대한 허가가 매우 까다롭다. 음식점에서도 주류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주변 주민들의 동의도 받아야하고, 정부에서 정해둔 쿼터가 있어서 때로는 허가를 받기까지 몇달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도 술을 판매할 수 없으며, 술은 별도의 지정된 장소에서만 팔 수 있다. 그래서 울워스같은 수퍼에서는 술을 살 수 없고, 그 옆에 딸린 BWS나 LiquorLand 같은 별도의 상점에서만 술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편의점에서도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참고로 대부분 주류판매점은 밤 9시~11시 전에는 문을 닫으므로 술마실 일이 있으면 그전에 사두자. 저 시간 지나면 술파는데 찾기가 매우 매우 어렵다. 심지어 술집도 밤 1시 쯤엔 대부분 문 닫는다.

5. 편의점 이용 팁.

결론적으로 한국에서의 편의점을 생각하고 호주 편의점을 가면 실망을 할 것이다. 그나마 호주 편의점이 유용한 경우가 몇가지 있다.

a) 간편하게 $1 커피 테이크어웨이: 세븐일레븐에서 파는 $1의 커피는 가격도 싸지만 맛도 썩 나쁘지 않다. 사람 대신 기계가 커피를 만들어 주는게 다르긴 하지만, 멜번의 경우에는 커피빈도 나름 괜찮은 곳에서 가져다 쓰기 때문에 커피맛은 괜찮은 편이다.

b) 교통카드 충전: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할 수 있다. 역에 설치된 자동충전기보다 빠르기에 편의점 이용이 추천된다.

c) 야식: 밤 늦은 시간, 배는 고프고, 다른 음식점들은 모두 문닫고, 수퍼마켓도 문닫은 시간, 어쩔 수 없이 뭔가 사야할 경우에 이용한다.

d) ATM 기기 이용: 대부분 편의점에는 ATM 기계가 있으므로 돈뽑을때 방문한다.

e) 기타 프로모션: 편의점에서도 때때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1 슬러시, $2 샌드위치 같은 특별한 프로모션이 있다면 이용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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