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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호주로 배송 대행하기. 호주에서 미국 온라인 쇼핑시 주의점

푸얼럽 2015. 8. 20. 16:56

호주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인구도 적고, 외따로 떨어져 있는 섬같은 대륙이다 보니, 아무래도 여러가지 (특히 공산품) 물가가 비싼 편이다. 개중에 완전히 동일한 제품인데도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가격 차이가 엄청나게 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때 '직구'를 활용하면 좀 더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다

한국에서도 요즘 많이 알려져 있는 '직구'는, 미국 현지 인터넷 쇼핑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하여 미국 현지의 '배송대행지'로 1차로 배송을 한 다음, 물건을 받은 배송대행 업체에서 미국 -> 다른나라로 2차로 배송해주는것을 말한다. 1차 배송은 미국 국내 배송으로, 물건을 판매한 온라인 쇼핑몰에 배송료를 내고 배송하는 것이고 (경우에 따라 무료 배송이 될 수도 있다), 2차 배송은 미국 배송대행지에서 호주 우리집까지 배송하는 것으로 배송대행업체에 배송비를 따로 내야한다.

한국의 경우 최근에 배송대행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송대행료도 많이 낮아지고, 선택할 수 있는 업체수도 많아졌다. 하지만 호주는, 앞서 말했듯이, 인구도 적은데다 호주로 '직접' 배송해주는 인터넷 쇼핑몰들도 꽤 많이있어서 (미국 아마존의 경우 많은 아이템들이 호주로 바로 배송해 준다) 이런 서비스가 많이 발전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몇몇 업체에서 Mail Forwarding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AusPost에서 최근에 론칭한 ShopMate라는 서비스같은...)


미국 -> 호주 배송대행이 과연 필요한가?

다음과 같은 경우 배송대행을 고려해볼 수 있다.

1) 여러 쇼핑몰에서 여러 물건을 구입할려는데 이 물건들을 한 박스로 모아서 합배송(Consolidation) 을 받고 싶다.

2) 쇼핑몰이 해외 직접 배송을 지원하지 않는다

3) 쇼핑몰에서 해외 직접 배송을 해주긴 하는데, 너무 비싼거 같다. 배송대행이 더 싸 보인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배송대행이 오히려 더 비쌀 확률이 높다!! 아래 "부피무게" 참고)

일반적으로 아마존 같은 대형 업체에서는 직접 해외 배송이 가능한 경우가 많고, 이런 대형 업체들은 자기네들이 별도로 거래하는 배송업체와 특별한(?) 계약을 맺고 있기에 일반적인 배송비보다 싸게 배송비가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해외배송을 해준다면, 이게 가장 좋은 옵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언뜻 보기엔 배송비가 비싸게 보이는 경우라도 꼼꼼하게 체크해보면 더 싼 경우가 부지기수. 

우리가 일반적으로 배송비를 계산할때 단순히 '무게' 로 계산하고 '부피'는 간과하기 쉬운데, 해외배송시엔 무게만큼 부피가 중요하고 부피를 '부피무게'라는 단위로 환산해서 배송비를 책정한다. 우리는 다들 무게에는 익숙하지만 부피는 평소엔 잘 생각하지 않는 개념이므로 대충 넘기기 쉬운데, 실질적으로는 이로 인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배송비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부피무게를 대충 넘기지 말고 꼭!! 꼼꼼하게 살펴봐야한다.

개인적으로 얼마전 호주에서 $500 짜리 전자악기를 미국에서 $200에 세일 중이어서 배송대행업체를 이용하게 되었다. 상품 설명에 "제품 자체 무게 5.5 kg / 포장 박스 무게 6.5 kg" 로 적혀있고, 상품 사이즈로 대충 계산한 부피무게가 7kg 정도라서 그정도를 예상하고 덜컥 주문을 해버렸는데, 판매자가 배송대행지로 발송하고 나서야 나의 계산이 완벽히 잘못된 것을 깨달았다. 

최대 7kg의 부피무게를 예상했지만, 이는 제품 자체 사이즈에 약간의 마진만 넣어서 계산한 거였고, 포장 방식에 따라 부피가 엄청나게 뻥튀기 될거라곤 상상을 못한 것이다. 판매자는 공장에서 포장된 박스를 또다른 택배용 박스에 한번 더 넣어서 Fedex로 보냈는데, 이 외부 박스까지 포함된 부피무게가 15kg!!!!! 예상보다 2배 이상 뻥튀기 된 것이다. 그 후 다행히 배송대행업체에서 재포장을 해 준 덕에 최종 부피무게가 10kg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주문할 당시에 예상했던 배송비보다는 거의 50% 정도 더 많은 배송비를 물어야 했다.

제품자체 무게 5.5 kg -> 포장시 무게: 6.5 kg -> 주문전 예상 부피무게: 7kg ($90) -> 미국 국내배송시 부피무게 15kg ($170) -> 배송대행업체에서 재포장 후 최종 결제한 부피무게 10kg ($120) + 재포장비($5) + Insurance ($5)


해외 배송에서 매우매우 중요한 부피무게. (volumetric weight)

자, 그럼 부피무게란 무엇인가? 해외 배송비를 계산할 때 우리가 쉽게 놓치는 부분이 바로 '부피무게'이다. "에이, 내가 사는건 부피 별로 크지도 않은데 상관있겠어?" 라고 생각했다면 큰 실수를 했고, 이 글을 보게된게 행운일수도 있다.

부피무게란 박스의 부피를 무게로 환산한 것으로, 대부분의 배송업체에서는 '실제무게'와 '부피무게'중 더 큰 값으로 배송비를 책정한다. 예를들어, 신발 한켤레를 산다고 생각해보자. 상품 상세설명을 잘 읽어봤더니 1kg 짜리 신발이다. 그럼 당연히 우리는 이 실제무게로 1kg에 해당하는 배상료를 예상하지만, (일반적으로 봤을때 신발이 그렇게 큰 부피는 아니니까.. 그렇게 가벼운 물건도 아니고..) 실상은 '부피무게'로 계산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신발은 공장에서 박스에 포장되어 출고될 것이고, 이 박스의 부피무게가 (물론 박스 크기마다 다르겠지만) 대략 1.5~2kg 정도는 될 것이다. 게다가 보통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배송할 때 이 공장 박스 상태로 배송하는게 아니라 제품의 보호를 위해 또 다른 배송용 박스에 다시 넣어서 배송하는데 (비싼 신발이라면 박스를 뽁뽁이로 감싼 다음 훨씬 큰 박스에 넣어져 있을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부피무게는 3~4kg이나 심지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많은 배송대행업체에서 이런 '배송용 박스'는 제거하고 최소한의 부피로 줄여서 재포장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긴 하지만, 재포장을 유료로 해주는 경우도 있고, 또 재포장하여 작은 박스로 배송시에는 아무래도 원래 판매자의 포장보다는 파손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부피무게가 예상하기 어렵고 쉽게 뻥튀기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부피 계산에 있어서 아주 작은 길이의 차이가 세제곱의 비율로 부피를 뻥튀기 시키기 때문이다. 가령 주문한 제품의 외장 박스가 30cm x 30cm x 30cm 라고 "예상" 했을 때, 이는 4.5kg의 부피 무게로 계산된다. 그런데 추가 포장, 재포장, 아니면 박스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하지 않은 등등의 이유로, 실제 박스 크기가 35cm x 30cm x 30cm 로 나왔다고 생각해보자. 겨우 한 변 5cm 늘어났는데 얼마나 다르겠어?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5.25kg으로 무게가 확 늘어난다. 만약 세 변 모두 5cm씩 커져서 35x35x35cm 가 되었다면 7.1kg으로 뻥튀기 되어버리기때문에, 결코 만만하게 봐선 안된다.

30cm x 30cm x 30cm = 27,000 cubic cm = 4.5 kg volumetric (~$67)
35cm x 35cm x 35cm = 42,875 cubic cm = 7.1 kg volumetric (~$97)

무엇보다, 부피무게는 불확실하다. 정확한 부피무게는, 내가 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하여 결제를 마친 후에, 물건이 판매자의 손을 떠나 배송대행업체에 도착한 후에야 알 수 있다. 상품 설명에서 제품의 무게나 제품 자체의 사이즈는 쉽게 찾을수 있겠지만, 상품의 박스 크기라던가, 배송되는 박스의 크기는 표시되는 경우가 잘 없고, 어렵사리 검색해서 박스 사이즈를 찾더라도 판매자가 어떤 박스에 넣어서 배송했는지, 배송대행업체에서 어떤식으로 재포장을 하는지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생길수 있기 때문이다. 배송대행업체에서는 물건의 파손 가능성을 이유로 재포장을 거부할 수도 있기때문에... 정말 예상이 어렵다.

그러므로 주문 전, 배송비를 예상할 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계산해 보는게 현명한 방법이다. 아무리 실제 무게가 적게 나가고, 공장에서 나온 포장 박스가 그리 커 보이지 않더라도, 공장 포장박스에 충분한 마진을 주어서 (본래 포장박스를 뽁뽁이로 감싸서 또다른 박스에 넣었다고 가정...) 부피를 계산해야한다.

인터넷에서 배송대행업체에 대한 불만글을 읽어보면 이 '부피무게'를 간과해서 나온 경우가 태반이다. "실제무게는 5kg짜린데, 배송대행업체에서 15kg으로 계산하더라.. 이 도둑놈들.. "같은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부피무게로 계산될 때 실제무게에서 2~3배 이상 뻥티기되는 경우도 다반사이므로 꼭!!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배송비를 추정하자.

이렇게 최악을 가정하고 추정해 보면, 이제 판매자가 직접 배송할 때 부과하는 배송료가 그다기 비싸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물론 eBay 같은 곳에서는 정말로 말도 안되는 배송비를 적어놓는 경우도 있다. 이런 판매자는 그냥 피하자...)


합배송(Consolidation)은 배송대행업체의 정책을 꼭 확인!

만약 여러 쇼핑몰에서 각각 쇼핑한 후, 한번에 모아서 배송받고자 하는 경우, Consolidation을 지원해주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는 각 배송대행업체마다 서비스 정책이 다르므로 각각 업체의 서비스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ShopMate 같은 일부 업체의 경우 아예 합배송 자체를 지원해주지 않는데, 이걸 모르고 ShopMate 배송대행지로 주문한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불상사를 맞이할 수 있다. (양말 몇켤레, 옷 몇 벌을 따로따로 주문해서 박스가 여러개인데, 합배송이 안되면 각각의 박스의 부피무게에 해당하는 배송비를 내야된다... 막상 배송대행업체에서 제시하는 배송비가 너무 비싸서 반품하려고 했더니 반품비에 대행업체 수수료까지 있어서 오히려 그냥 배송받는게 더 싸다...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실수이다...) 주문전에 꼭! 합배송이 되는지, 된다면 얼마의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하는지 확인해보자.


배송대행지를 거치는 경우 배송 기간이 늘어난다.

배송에 걸리는 시간도 쇼핑의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이다. 배송 대행지를 거치는 경우, 판매자 직접 배송에 비하면 훨씬 오랜 기다림을 감안해야 한다. 특송이 아닌 가장 기본적인 배송(Fedex Ground..)을 선택했다고 했을때, 우선 미국 국내 배송에 3~5일정도는 소요되고, 배송대행지에서 호주의 우리집까지 오는 기간도 5~10일 정도는 잡아야 한다. 거기에 배송대행지에서 재포장, 합포장, 인보이스 작성, 배송비 결제 등등에 1~2일정도는 소요되므로 주말까지 포함하면 주문후 최소한 2주 이상~3주 정도는 걸릴걸 예상해야 한다. 종종 배송대행지에서 한참동안 내 물건을 못찾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분명 Fedex에서는 미국 주소로 배송 완료라고 나오는데, 배송대행업체에서 1주일동안 감감무소식이라던가..) 주문서에 미국 주소를 적을 때는 반드시 배송 대행업체에서 제시하는 주소 그대로 한줄도 빼먹지 말고 적어주자.

반면에 아마존에서 직접 배송을 신청하는 경우 1주일정도 소요되고, 얼마의 추가요금으로 더 빠른 서비스도 신청할 수 있어서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결론.

1) 가능하면 호주에서 구입하자.

2) 가격차이가 너무 심하게 난다면, 호주로 직접 배송해주는 쇼핑몰에서 주문하자.

3) 직접 배송이 불가하거나 합배송이 필요한 경우 배송대행업체를 이용하되, 주문 전에 업체의 정책을 충분히 살펴보고, 추가 수수료를 확인하며, 무엇보다 '부피'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적용해서 배송비를 추측하자.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일단 미국 -> 호주 배송비는 (특히 배송대행지를 통하는 경우..) 너무 비싼 것 같다. 호주에서 200불에 파는걸 미국에서 100불에 샀다고 쳐도, 배송대행업체에 최소한 30불은 줘야하고 (무게에 따라, 부피에 따라 훨씬 배송비는 훨씬 비싸진다) 배송에 소요되는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리는걸 감안하면, 웬만한 가격차이라면 차라리 호주에서 구매하는게 마음편하고, 시간아끼고 더 이득이다.

정말로 가격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난다면, 가능하면 아마존과 같은 호주 직접배송을 해주는 큰 쇼핑몰에서 구매하면서 호주로 바로 배송하는게 배송비도 아끼고, 시간도 아끼는 지름길이다. 아마존의 경우 똑같은 물건이라도 아마존에서 직접 판매하는게 있고, 이베이처럼 다른 판매자가 아마존을 통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존 직접 판매가 해외 배송비가 훨씬 싸고, 배송기간도 훨씬 빠르므로 이를 이용하도록 하자.

아무리 찾아봐도 호주로 직접 배송해주는 판매처가 없다거나, 작고 가벼운 물건들을 여러개 사서 합배송이 필요한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배송대행업체 (Mail Forwarder)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에도, 주문 전에 배송대행업체의 정책을 꼼꼼하게 찾아서, 합배송 지원 여부 / 재포장 지원 여부 등을 확인해본다. 옷, 신발 같은 의류는 배송시 파손의 위험이 거의 없으므로 공장에서 나오는 포장조차 버려버리고, 재포장을 해서 부피를 줄일수 있겠지만, 배송대행업체에 따라 정책이 다르기때문에 이정도로 재포장을 해주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명품 가방이라면 공장 박스도 중요할 수 있으니, 이때는 박스 부피가 크더라도 박스까지 배송받고 싶겠지만, 이 경우 부피무게가 확 늘어날 것이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그리고 배송비를 추측 할때는 꼭!! 부피무게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산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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